- 루팡3세 작품에 등장하는 루팡 3세x코난 의 커플링입니다.
소재는 러흑님께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아름다운 밤, 짙은 남색이 하늘에 깔리고 회색의 구름이 하늘을 덮쳐 모든 것을 가린 그런 밤이었다. 그야말로 세기의 괴도가 그에 걸맞은 보석을 훔치게 알맞은 그런 밤. 집게손가락으로 기다란 담배를 집어 연기를 내뿜어낸 지겐이 낄낄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 오늘의 타깃은?”
낮은 저음의 그의 목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지며 루팡의 귀를 간질였다. 루팡이 가늘게 눈을 뜨며 이를 드러내 웃어 보였다.
“너네, 인도의 별이라고 알고 있어?”
“인도의 별?”
“그래! 별칭이긴 하지만. 본명은 스타 사파이어, 드롱 스타라고도 불리는 보석이지. 다른 돌보다도 특출난 성채를 가지고 있고 유럽에 있는 녀석들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그런 보석. 생긴 건 옅으면서도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는 보석이란 말이지.”
“그래서 이번엔 그건가? 별나군.”
지겐이 입을 삐죽이며 담배를 한 번 더 입에 물었다. 차의 운전석에 앉아 창틀에 정면에 다리를 올리고 누워있던 루팡이 그의 말에 낄낄 소리 내 웃었다. 그래, 별나지. 이번 보석은 선물이니까. 선물? 루팡의 말에 지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선물. 재수 없는 꼬맹이한테 줄 아주 특별한 선물이지.
*
차가운 바람이 몸을 맴돌자 코난이 작게 몸을 떨었다. 차가움에 익숙하지 않아 잔뜩 움츠려져 있는 몸을 풀고자 길게 한숨을 뱉자 작은 입에서 새하얀 입김이 풍겨 나온다. 날이 춥네. 코난이 졸린 눈을 두어 번 깜빡이고 안경을 올려 눈을 비볐다. 추운 와중에도 착실하게 졸려오는 것이 피곤하다는 증거였다. 코난이 고개를 절레 젓고 손에 꼭 쥐고 있던 종이를 다시 펴 보였다.
「 -월 –일, 자정이 조금 넘어서.
옥상으로 올라와라 꼬맹아. 」
다시 종이를 꾸깃 쥐며 자신의 양어깨를 붙잡고 코를 훌쩍였다. 이놈의 빌어먹을 쪽지 때문에 이 추운 날씨에 바람이 쌩쌩 부는 이 옥상에서 가장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도 가장 만나고 싶은 그런 남자를 기다려야 한다. 아니지, 다시 생각해보면 굳이 내가 이렇게 친절히 나와 기다릴 필요가 있는가? 그를? 허. 꾸깃 쥐고 있는 종이가 다시 한 번 더 주름이 잡혔다. 미간을 찌푸리자 아이의 얼굴이 절로 구겨졌다.
“하이고, 우리 꼬마 탐정님. 왜 그런 표정인 걸까.”
“누구 때문이겠어요?”
“뭐야, 나 때문이야?”
“잘 아시네요.”
코난이 싱긋 웃었다. 살기 어린 미소에 루팡이 식은땀을 흘리며 양손을 들어 항복의 자세를 취한다. 그때. 에취! 에취! 코난이 그만 기침을 터트렸다. 이제까지 얇은 잠옷으로 바깥에 있던 것이 원인이다. 작은 몸을 파르르 떨자 루팡이 한숨을 푹 쉬며 코난에게로 다가왔다. 자신의 겉옷을 벗어 아이의 어깨에 올려주고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차가운 몸이 피부에 닿자 소름이 돋아 몸을 떨었다.
“대체 왜 이 시간에 불렀어요?”
“너무 그렇게 쪼지 마라. 특별히 줄 선물이 있어서 부른 거라고?”
“…무슨 선물인데요.”
“놀라지 마라!”
조금 관심을 보이는 듯한 코난의 태도에 루팡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호들갑 떨기는. 코난이 한쪽 눈썹을 찌푸리고 루팡을 올려보자, 루팡이 양 손바닥을 쫙 펴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자신과 똑같이 손을 펴 보이라는 신호였다. 코난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루팡과 똑같이 손을 펴고 다시 루팡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루팡이 왼쪽의 약지 손가락을 까딱이며 턱짓하자 코난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다시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언제 또 이런 장난을 친 건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껴있는 작은 보석이 달린 반지에 코난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짜안~!”
“보석? 아니 반지?”
“내가 이걸 구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뭐?! 자, 잠깐만! 그럼 훔친 반지를 지금 내 손에 끼웠다고?!”
“빙고~! 기쁘지? 진짜 비싼 거라니까?”
바보 아냐?! 코난의 커진 언성이 한 순간에 주위로 울려퍼졌다. 그리고 급히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주변을 살폈다. 다행히도 주변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코난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군다.
“뭐야, 마음에 안들어 꼬맹이?”
“아저씨 미쳤어요?”
“어쭈, 말투가 왜그래? 이상하다. 후지코쨩은 이런 걸 주면 펄쩍 뛰면서 안겨오는데.”
“그 아주, 아니 그 누나랑 똑같은 취급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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